이제 6월이면, 기다리고 기다리던 2014 브라질 월드컵의 화려한 막이 열립니다. 범국민적 월드컵 열기에 힘입어 이번 호 월간 「공군」이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이셨던 조광래 감독님을 만나봤습니다.
[AF] 조광래 감독님 안녕하세요. 공군 장병들과 월간 「공군」 가족들을 위해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조광래 감독_ 공군 장병 및 월간 「공군」 독자여러분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저는 진주 출신으로 우리 지역에 위치한 공군교육사령부에 관심이 많습니다.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군인과 그 가족을 위로하기 위해서 재능기부 차원으로 어린이축구교실을 개최하였는데요. 반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끝날 때까지 지치지 않고 뛰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역시 대한민국 공군의 후예들은 다르더라고요. 하하.
[AF] 그렇군요. 진주중학교와 진주고등학교는 지역에서 명문 학교인데요. 학창시절에 공부도 잘 하셨다고요?
조광래 감독_ 네. 중·고등학교를 필기시험 전형으로 입학했으니 공부를 못했다고 하면 수재 소리를 들었던 저희 동문들께 야단을 맞겠지요(농담). 운동선수들에게 공부는 대단히 중요한 필수 과목입니다. 체력은 혼자서 단련할 수도 있지만 학문은 배움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축구를 하는 선수나 어린이들에게 늘 ‘축구도 잘하는 선수’가 돼라고 강조합니다.
[AF] 컴퓨터 링커, 초창기 프로축구 최고의 인기스타, 조 감독님의 현역 시절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우리 국가대표팀이 32년만에 본선 진출에 성공했던 1986년에는 멕시코 월드컵에 참가하셨었죠?
조광래 감독_ 네. 당시 언론은 대한민국 축구 100년사에 가장 뛰어난 베스트 선수 구성이라고들 했었어요. 저에게도 의미 있는 경기였습니다. 우리 선수 모두가 정말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뛰었었죠. 비록 16강 진출은 못했지만 지금 후배 선수들이 월드컵에서 주눅 들지 않고 선전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고 평가를 듣고 있으니 그만큼 자부심도 느낍니다.
[AF] 1986년 아시안게임. 사우디와의 결승전에서 조광래 감독님의 선제골! 정말 대단하셨더라고요.
조광래 감독_ 아시안게임은 아시아축구의 맹주를 확인하고자 하는 각국의 명예가 걸린 아시아월드컵이라고 할 만큼 대단히 중요성을 가
진 대회입니다. 우리와 라이벌인 일본을 비롯해 북한, 중국 그리고 중동의 강국들이 모두 출전했었죠. 그러한 큰 대회 결승골을 넣었으니 대한민국 국민의 찬사는 물론 참가국 팬들에게도 주목을 받는 것은 당연했겠죠? 여담이지만 특히 우리 동료 선수들에게 특히 고마워했었는데요. 왜냐하면 당시 아시안게임 우승이면 참가선수들은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었거든요. 하하하.
[AF] IT강국답게 별명이 ‘컴퓨터 링커’라고 하세요. 프로축구
의 원년 1983년, 최고의 인기 선수셨죠?
조광래 감독_ 사실 그 해에 제 나이가 29세로 선수로 치면 노장이라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축구 깊이를 더 알 수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그라운드에서 뛰는 22명의 선수와 관중석과 팬들의 욕구를 모두 읽을 수 있었죠. 그것을 만족시키기 위해 별도의 개인 훈련을 많이 했습니다. 또 그라운드에서 상대보다 한 발 더 뛰고자 악착같이 노력했고, 그 결과로 원년 프로무대에서 인정을 받아 최고인기선수가 되었는데 사실 저보다 훌륭한 선수도 많았어요. 기자들의 관심과 팬들의 사랑이 과분했던 덕분이지요.
[AF] 조 감독님은 지도자로서도 많은 팬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계신데요. 특히 ‘만화축구’에 대한 향수를 가진 팬들이 많더라고요.
조광래 감독_ 그런데 사실, 제가 직접 만화축구라고 말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음. 우선 만화라는 게 재밌지 않습니까?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꿈과 이상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니까요. 저는 재밌는 축구, 즐거운 축구를 하고자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선수들 스스로가 타성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혁신 마인드를 갖고‘ 지능축구’,‘ 빠른 공수 전환’,‘ 세밀한 패스’,‘ 치밀한 압박’ 등 빠른 판단과 빠른 움직임으로 몇 단계 높은 플레이를 하는 것이지요. 즐거운 축구가 팬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고, 경기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꼭 만화축구가 아니더라도 이러한 플레이가 대한민국 축구의 사명감이자 비전이라고 생각하고, 우리 선수들의노력으로 실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공부도 축구도 잘하는 선수가 되어야
[AF] 조 감독님께서는 월드컵 국가대표팀 감독 이후, 조광래 축구재단을 설립해 지금까지 줄곧 진주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축구교실 운영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데요.
조광래 감독_ 축구 철학이 제 인생철학이고 전부입니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미친다는 것이죠. 미친다는 것은 열정과 노력 승부근성이 합쳐진 결과물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축구지도자로서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있는 코칭 중에 하나가 ‘좋지 않은 습관을 개선하라’는 것입니다. 축구선수로서 좋은 플레이의 습관과 효율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처음 축구를 배울 때이니까요, 당연히 우리 어린이축구가 중요하겠지요?
[AF] 축구 선수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체력과 축구 실력 외에 어떤 덕목을 강조하십니까?
조광래 감독_ 역시 올바른 인성함양이겠지요. 현대의 교육과 학습은 다재다능한 인재상을 추구하는 만큼 우리 어린이들이나 선수들에게도 공부는 물론 ‘축구도 잘하는’ 올바른 인성을 가르치고자 합니다. 저는 진주는 물론, 전국 어디서든 우리 어린이들을 위한 축구교실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받은 사랑과 성원에 보답할 것이고요. 또 재단에서는 축구발전과 사회공헌 등 목적사업을 정직하게 실천해 나가고자 합니다.
축구를 사랑한 축구인
[AF] 감독님은 누가 보더라도 축구 천재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조광래 감독_ 모든 일에서 마찬가지 겠지만 천재 보다는 노력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축구에서도 게으른 천재 선수의 조기 퇴진 사례와 부단한 노력파 선수의 성공사례를 많이 볼 수 있어요. 천재든 둔재든 스스로의 노력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AF] 그렇군요. 조광래 감독님. 감독님께서는 어떤 감독, 또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조광래 감독_ 하하하. 당연히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어야겠지요. 때로는 저를 축구계의 야당이라고들 해요. 하지만 그것은 정의롭지 못하고 불합리한 점에 대한 다툼이 아니라, 서로가 의논하고 협의하여 축구 발전을 앞당기자는 충정의 마음입니다. 진정으로 축구를 사랑한 축구인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AF] 올해에는 2014 브라질 월드컵과 2014 아시안게임이 동시에 열리는 해입니다.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을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조광래 감독_ 우리 국가대표팀 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봅니다. 선수들 모두가 자신감을 갖고 맡은 포지션을 잘 해낸다면 아마 좋은 소식을 가져다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 축구팬들을 포함해 국민여러분들의 신뢰와 열화와 같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AF] 끝으로, 조광래 감독님을 기억하고 사랑하는 우리 공군
장병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조광래 감독_ 네. 축구클리닉을 하면서 우리 공군과 더 가까워질 수 있었고요. 마치 제가 공군 출신인 것처럼 친근하고 자랑스럽습니다. 남다른 배려와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주시는 공군 지휘관분들께도 무한한 신뢰와 존경을 보내드리며, 저희 조광래 축구교실도 단디 단디 하겠습니다. 언제나 활기차고 즐거운 병영생활이 되시기를 바라며, 우리 대한민국의 공군 장병 모든 분들께 건강과 영광이 무한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인터뷰에 응해 주신 조광래 감독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대한민국 월드컵 국가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